코스피 6000 붕괴, 중국 반도체 굴기가 부른 검은 화요일
서론
7월 28일 국내 증시는 그야말로 검은 화요일을 맞았습니다. 코스피가 하루 만에 11% 가까이 폭락하며 장중 한때 600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도 700선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했고, 이들 종목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ETF는 30%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날 국내 증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중국발 반도체 이슈가 어떻게 이런 폭락을 불러왔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코스피·코스닥 동반 서킷브레이커, 6000선까지 붕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장보다 10.84% 하락한 6023.66에 장을 마쳤습니다. 장 시작부터 5% 넘게 떨어지며 출발한 코스피는 하락폭을 계속 키우며 오전 9시 6분 올해 42번째 사이드카(매도 사이드카 22회, 매수 사이드카 20회)가 발동됐습니다. 이어 오전 10시 13분에는 지수가 8% 넘게 급락하며 올해 8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오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며 코스피는 낙폭을 11%까지 키웠고, 장중 한때 6000선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코스피 60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4월 이후 석 달 만입니다. 코스닥 시장 역시 오전 9시 14분 매도 사이드카, 낮 12시 1분 서킷브레이커가 각각 발동됐고, 장중 한때 700선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코스닥은 전장보다 7.72% 하락한 705.85로 마감하며 700선을 힘겹게 지켰습니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5조 원 넘는 매수에 나서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이 4조9664억 원을 순매도하며 하방 압력을 키웠습니다. 반도체 대표 종목의 낙폭도 역대급이었습니다. SK하이닉스는 14.65% 하락한 155만 원에, 삼성전자는 13.39% 하락한 22만 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중국 반도체 굴기가 촉발한 국내 증시 폭락
이번 폭락은 간밤 미국 반도체주 급락에 더해, 중국의 반도체 자립 움직임이 겹치며 촉발됐습니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가 4.99% 급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23% 하락했습니다. 마이크론, 샌디스크, AMD 등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도 함께 내렸고,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7.47% 하락하며 공모가를 밑돌았습니다.
여기에 중국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전날 중국 과창판(커촹반) 시장에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400% 넘게 급등하며 중국 본토 상장사 중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소식이 더해졌습니다. 이어 중국이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양산을 시작했다는 보도까지 전해지면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한 경계심이 국내 반도체주 전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중국 기업의 DUV 상용화 소식이 중국 반도체 산업의 자립도를 높이고 메모리 업체의 증설 병목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심을 자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공급자 우위였던 메모리 시장 구조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유입됐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매도세를 보인 외국인 자금이 CXMT로 흘러들어간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반박하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김석환 연구원은 27일 기준 외국인 거래대금이 지난주 대비 오히려 감소했다며, 국내 반도체주에서 이탈한 해외 자금이 CXMT로 대규모 이동했다는 해석은 과도하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0원 내린 1462.5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레버리지 ETF, 하루 만에 25~30% 폭락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두 자릿수 급락세를 보이면서, 이들 종목에 투자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도 무더기 폭락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 레버리지 SK하이닉스 단일종목ETN은 전일 대비 29.27% 급락한 9690원에 거래를 마쳤고, 1Q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도 29.10% 떨어진 8625원에 마감했습니다. 대부분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적게는 25%에서 많게는 30% 가까이 추락했습니다.
반대로 보통주 주가 급락에 따라 단일종목 인버스 상품은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SOL SK하이닉스선물인버스는 29% 넘게 올랐고, PLUS 삼성전자선물인버스도 26.86% 뛰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폭락" 시각도
일각에서는 이번 낙폭이 다소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이날 폭락이 다분히 과도한 성격이 짙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실적 등 펀더멘털 측면의 현실적인 둔화는 아직 일어나지 않고 있으며, 밸류에이션과 RSI(상대강도지수), 이격도 등 기술적 지표들이 모두 과매도 상태를 가리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주가가 급락할수록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 만큼, 다음날부터 예정된 주도주들의 실적 발표를 통해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점을 되새겨볼 시점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결론
이번 폭락은 미국 반도체주 약세에 중국의 반도체 자립 움직임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겹치며 국내 증시 전반에 충격을 준 사례입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심리적 위축에 따른 과매도라는 시각도 있는 만큼, 앞으로 발표될 기업 실적과 반도체 업황 지표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은 특정 시점의 시장 상황을 전달하는 것으로,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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